대기업 재무팀은 무슨 일을 할까?_번외편
제가 이전에 썼던 <대기업 재무팀은 무슨 일을 할까?>가 잇다의 우수컨텐츠로 선정되며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어요!ㅎㅎ
그래서 멘티님들이 보내주시는 1:1질문을 각색하여 번외편으로 FAQ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시간 나는대로 쭉쭉 업데이트 해볼게요. :)
읽기 전에!
이 글은 최대한 객관적이려고 노력하지만 어쩔수 없는 저의 경험과 주변 사례에 근거한 주관이 투영된 글임을 밝힙니다.
1.재무팀에 들어가면 주변에서 돈은 많이버는데 툭하면 야근을 해서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릴 수 없다고 합니다. 이 말이 사실인가요?
재무팀이라서 돈을 많이 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닌 것 같아요. 우리가 생각하는 보통의 회사라면 정해놓은 연봉체계에 따라 월급 및 복리후생이 동일 직급의 직원한테 동일하게 적용되거든요. 내가 속한 부서가 재무라고 연구소, 영업마케팅 사람들보다 월급을 더 주지는 않아요. 개인 평가나 속한 사업부 실적에 따른 보너스는 다르겠지만요. 연장근무수당을 따로 챙겨주는 회사라면 야근시 돈을 더 받을 수 있겠지만, 추가수당 없는 회사들도 많답니다. 😂
워라벨은 부서마다 회사마다 천차만별이에요. 재무직무가 일이 많은게 사실이지만, 부서에 따라 얼만큼 overtime work를 해야 하는지는 다릅니다. 오히려 정시퇴근하는 팀도 있어요.
현재 정부 차원에서 직장내 근무환경을 개선시키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기도 하고 회사 내부적으로도 회계시스템을 좀 더 선진화/자동화시키려는 노력이 지속된다면 재무팀의 워라벨도 느리지만 점차 나아지지 않을까싶어요.
2. CFA level 1시험을 준비할 계획인데, 과연 이 시험이 재무팀에 들어가기 위해 준비한 것들 중 하나라는 어필을 할 수 있는 시험인지 궁금합니다.
재무 자격증 준비한 경험과 지식이 많다면 매우 도움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재무직무 내에서도 cfa 지식이 필요한 팀으로 배정될 가능성이 높구요. 하지만 저는 자격증이 필수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cfa는 일반 기업의 재무팀보다는 금융권 리서치에 특화된 자격증이기도하고 실제 저를 포함 제 주변에도 아무 자격증 없는 사람들이 많구요. 다만 합격한게 아니라 level 1만 통과한 걸로는 이력서에 자격증란에 기재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자기소개서에 공부했던 경험을 녹여서 면접시 어필해 볼 수는 있을 것 같아요.
회사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자격증과 스펙이 부족해도 커버할 수 있는게 학벌이고, 반대로 학벌이 부족하다고 생각이 든다면 자격증과 스펙으로 보완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학점, 학벌, 경력 등 약하다고 생각이 드는 부분이 있다면 그외 스펙으로 충분히 커버가능하다고 생각해요.
3. 개인적으로 숫자에 대한 감각이 많다고 생각이 들진 않은데(수학을 많이 좋아하진 않습니다.), 재무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어려움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저도 숫자를 좋아하지만 숫자가 무서운 사람 중 하나입니다. 재무직무라고 다 경영,경제 사람들 오는 것 아니에요. 다른 부서에 있다가 순환하여 재무팀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많구요. 꼼꼼하고 침착한 성격이 중요한 것 같구요. 학교에서 배운 금융/회계 지식을 기반으로 사칙연산 정도만 잘한다면 나머지 어려운 계산은 컴퓨터가 도와줄거에요. ^-^
수학 잘하는 사람 뽑으려면 수학과를 뽑겠죠...?
4. 사기업의 업무 분위기가 궁금합니다. 동료들과의 경쟁이나 실적압박이 심한지 궁금합니다.
기업마다 문화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그 기업이 속한 산업, 위치, 비전, 기업의 구성원에 따라 살벌할수도 유연할수도 경쟁적일수도 상호적일수도 있는 것 같아요.
재무는 제품을 파는 조직은 아니기때문에 실적 압박은 없습니다만, 결산, 보고서작성, 대외상황 대응 등 시간에 쫓겨야하는 압박이 있어요. 또한 연초에 세운 개인 KPI를 달성하기 위해 어느정도 가시적인 변화 또는 성과가 드러나긴 해야해요. 이또한 회사마다 부서마다 직급마다 맡은 일마다 다릅니다.
5. 멘토님께서는 기획업무를 담당하시는것으로 이해했는데, 하시는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가장 필요한 역량은 어떤 것이고, 대학생 신분에서 어떤 활동이나 공부를 해보면 좋을지 조언부탁드립니다.
꼼꼼함과 진득함, 그리고 주도적인 마인드!
CEO에게 보고되거나 언론에 공개될 자료를 위해 매일같이 엑셀에 돌아가는 숫자를 봐야하니 꼼꼼하고 세심한 성격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런 업무를 지루해하지 않을 만큼의 진득함이 있다면 잘 맞을 거에요.
제 경험에 비추자면 처음 일을 시작할때 아는게 아무것도 없으니, 다른 팀원에게 의존하게 되더라구요. 이 때, "내가 맡은 일이니 내가 결정권자다! 솔루션을 생각해보자!" 라는 마인드로 일을 하니 좀 더 빨리 배우게 되었어요.
실수해도 괜찮습니다. 신입사원이 실수하는 것은 당연한거에요. (이렇게 말하는 저도 아직은 신입에 가깝지만..ㅎㅎ)
재무팀에 입사한 사람들 중에는 회계사나 고시공부처럼 한 우물만 파다가 온 사람들이 많아요. 이것만이 길이라고 단정짓기 보다는 최대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을 쌓으며 스스로의 boundary를 넓혀갔으면 좋겠어요.
6. 대학생으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대학생으로 돌아간다면 좀 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도전해보고 싶어요. 대학생이 쌓을 수 있는 전문성은 한정적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전문성을 쌓겠다고 좋아하는 분야만 파기보다는 오히려 본인의 시야와 역량을 넓혔으면 좋겠어요. 책도 많이 읽고 이렇게 실무자와 이야기해보는 것도 매우 도움이 되구요. 직장에 들어가고나니,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게 있어도 일단 시간이 정말 부족하고, 도전하기 위해 포기해야될 것들(지금까지 일한 경력, 돈, 주변의 시선,결혼 및 미래문제)이 점점 많아져요.
앞으로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화할지 공부하고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지(=돈, 휴가 등 노동에 대한 보상이 무엇을 할 때 가장 가치롭게 느껴지는지) 꾸준히 고민해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