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을 요구하는 사회. 이대로도 좋은가
전문성을 요구하는 사회.
이대로도 좋은가
과거의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취업준비생을 좌절에 빠지게 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바로 '전문성'일 것이다.
채용 공고의 자격요건 란에도,
이력서의 경력사항 란에도.
직업적으로 성공을 이루신 멘토들도
항상 하는 조언은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라는 것이다.
이제 막 사회인으로서 걸음마를 떼려는 청년들에게 세상은 전문성을 보여주길 요구한다.
맞다.
전문성을 쌓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은 20대 청년이 갖춰야할 덕목은 아니다.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이르다고 생각한다.
20대는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이다.
지식을 좁혀가기 보다는 세상을 보는 안목을 넓혀가야하는 시기이다.
모든 일이 새로운 것은 당연하다.
그런 20대에게 필요한 전문성은
대체불가능한 사람이 되기 보다는
언제든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
한 분야에 깊이 몰두하기 보다는
무엇이든 알고자 하는 순수함을 기르는 것이다.
전문성이란,
그렇게 주어진 일상에서
만남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고
교훈을 쌓아감으로써 얻게되는 결실이다.
그 어느때보다도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를 살아가며
청년이 전문가로서 쌓을 수 있는 역량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그것이 40대, 50대가 되어서는 얼마만큼의 의미가 있을까?
머지 않아 전문성의 정의도 바뀔 것이다.
앞으로 사회가 요구하는 전문성은
어떤 일을 반복함으로써 습득한 기술이 아닌
내가 제일 잘하고,
나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을 가지는 것으로 정의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나는 아직 직장생활을 시작하지 않은 청년 선후배들에게 더 높은 것을 꿈꾸고 많은 것을 경험하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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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를 쓰게 된 계기
제대로된 인턴경험도 없이 들어온 첫 직장에서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많은 일들을 겪고, 그 보다 더 많은 생각이 오고가는 지난 시간을 보냈다.
많은 일을 했지만 많이 배우진 못했다.
후회가 남는 것이 있다면, 내가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이다.
대학교 3학년이 되서야 전공에 흥미를 찾고 공부에 매진하느라 다른 전공, 다른 직업은 생각할 겨를이 없었고 필요 또한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그래도 그 때는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것이 없다는 자신감과 여유가 있었다.
직장인이 되고나면 직무에 따라 어느정도 미래의 커리어 패스가 그려진다.
첫 직장에서 만족을 느끼는 lucky한 케이스도 있지만,
천직이라고 생각하며 시작한 일도 얼마 안가
소위 '현타'를 느끼는 직업이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리고 현재의 커리어가 아닌 다른 길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이룬 것을 포기해야함은 물론이고
학생시절에 몇 배에 달하는 시간관리능력이 필요하다.
큰 기업에 들어가서, 내 앞의 사람들처럼 일하면 전문성은 그저 주어지는 것인줄 알았던 나.
안정적이지만 전투적으로, 커리어를 쫓아 큰 인물로 성장하길 원했던 나.
직장인이자 20대 청년으로서 진짜 쫓아야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이 많았는데
어느날 문득
지하철타고 서울역으로 출장가는 아침에 들었던 생각을
투박한 제목 아래 정리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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