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진혹거] 기업들이 말하는 <주인 의식>의 진짜 의미
2016년 7월, 한창 스타트업 내 직무 전문가로 커나가겠다는 야심찬 꿈을 꾸며
한 마케톤 행사에 참가했습니다.
(* 마케톤이란? : 마케팅과 마라톤의 합성어. 소비자에게 생활 밀착형 웹·모바일 기반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옐로마켓플레이스 (現 데일리 금융그룹)가 2016년 국내 최초로 고안한 마케팅 전략 경진 대회다. 무박 2일, 20시간 동안 진행된 마케팅 공모전 경진대회)
현직자들과 함께 즉석에서 팀을 이루고 ‘핀테크 서비스 앱의 마케팅 전략 방안’에 대해
함께 고민하던 캠프에서 혜택은 2가지.
우승 시 상금 수여와 우수 활동자에 한하여 인턴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마케톤 행사에서 팀원들과의 모습, 캠퍼스 잡앤조이 제공]
우여곡절 끝에 우수자로 선정되어 행사를 주최한 기업의 면접기회를 획득할 수 있었고
결국 브로콜리라는 자산관리 앱의 컨텐츠 마케팅 담당자로 채용 되었는데요.
입사 후, 함께 일하던 대리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사실 승훈님은 저희가 면접 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마케톤 행사 내내 열의를 가지고 프로젝트에 참가하던 모습은 물론 마지막 팀별 발표 시간 때 논리적으로 질문들에 대해 답하는 모습도 지켜보고 있었죠. 하지만 무엇보다 저희가 승훈님을 미리 염두하고 있던 이유는 직전 회사에서의 인턴 경험 때문입니다.
저희가 최근에 스타트업 네트워킹 행사에 갔는데, 직전 회사의 PR 매니저님을 만났는데 저희가 승훈님에 대한 평을 물어봤거든요. 그 분이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실력을 평하기엔 인턴 신분으로서의 한계가 있다. 다만 승훈님 만큼 열과 성을 다해 자기가 만든 서비스처럼 일하는 사람을 만나기도 힘들 것입니다.’ 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승훈님을 이렇게 선발하게 되었어요. ”
전 직장의 현업자 분께서 그런 말씀을 해주시지 않으셨다면,
저는 분명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분 덕에 저는 4개월의 핀테크 산업에서 소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죠.
[브로콜리 마케팅 팀에서의 마지막 날]
2번의 짧은 인턴 경험이었지만, 제게 가장 굵직한 인턴 경험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주인의식에 대한 저만의 해석이 가미되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사실 기업에서 말하는 그 ‘주인의식’이란 것이 다 제각각이다.
창업을 해본 경험을 말하는 것인지, 내가 사장이 된 것처럼 알바를 해본 경험을 묻는 것인지, 아니면 특정 모임에서 리더를 해본 경험을 묻는 것인지 기준이 모호하다, 사진은 The nounproject]
주인의식 = 스스로 직무에 대해 공부하는 자세
제가 생각하는 주인의식 첫번째는 ‘스스로 직무를 정의하고 주어진 R&R (Role & Responsibility)에 덧대어 빠르게 직무 지식을 쌓는 것’ 입니다.
기업의 규모가 외국계이건 스타트업이건 국내 대기업이건 간에,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누가 나서서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 때문에 현재 회사에서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기존에 근무했던 스타트업 회사와 외국계 회사에선
이것을 당연시 여겼습니다. 스타트업에선 대부분 내가 맡고 있는 직무의 선배가 없거나 있다 하더라도 해당 산업과 서비스는 처음인 경우가 많아 모두가 동등한 레벨이 많습니다.
가령 핀테크 자산관리 앱에서 마케팅을 담당했던 저의 직책은 ‘컨텐츠 마케팅 매니저’였고
‘컨텐츠를 통해 고객이 직접 앱을 다운 받을 수 있도록 하거나 낯선 서비스에 대해
친숙도를 높여라’라는 모호한 미션만 전달 받았을 뿐 이에 대한 HOW는 직접 그려나갔습니다. 브랜드 키워드, 컨텐츠의 톤앤매너, 바이럴 경로, Call to aciton이 될 워딩, 영상 광고 집행 시 포함되어야 할 마케팅 메시지 포인트 등. 수없이 앱을 써보고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고 테스트하며 스스로 공부해 나갔습니다.
조금은 다를거라고 생각했던 국내 대기업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스타트업보다 좀 더
명확한 R&R 과 사수-부사수 체계가 있어 업무에 대한 불안정성은 낮았지만,
결국 사내의 시스템을 이해하고 업무 매뉴얼은 이해하는 것은 100%저의 몫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사수 또는 선배가 천천히 알려주고, 업무를 주더라도 차분한 배경 설명을 하고 던져줄 것이라 기대했던 저는 입사 초반, 다소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어떠한 곳으로 가던 간에 직무에 대한 배경지식과 회사에 대한 시스템은 본인이 직접 다 공부하셔야합니다. 그리고 그곳이 외국계거나 스타트업이라면 체계를 아예 직접 그려나가는 곳도 다반사이구요.
[입사 1년차에 수없이 무너지던 나, 혼도 많이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지만 기업의 신입사원으로서의 생리를 터득한 이후 업무 매뉴얼에 대해 익숙해졌다, 사진은 현대홈쇼핑 현업 직무 인터뷰 기사 참조]
대부분의 입사 1년차들이 겪는 고민이 이와 같습니다.
‘왜 대체 안알려 줘놓고서는 나한테 뭐라하는 걸까?’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바늘 구멍 같은 채용 관문을 뚫고 들어온 여러분이라면
시간의 차이일 뿐 누구나 반드시 적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인의식이란 마인드만 잘 갖추고 계시다면요 :)
어려워 마시고 가볍게 질문하기를 남겨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