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멘탈 살롱] 압박 면접 탈출기_1만 시간의 법칙은 아직도 통할까?
2010년 자기계발 서적 가운데 세계적으로 열풍이 일던 책 한 권이 있습니다, 바로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에 나온 ‘1만 시간의 법칙’인데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한 가지 일에 큰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1만시간 동안의 학습과 경험을 통한 사전 준비 또는 훈련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인데요.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1만 시간의 법칙은 극히 적은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것이고,
지능과 성격, 유전자, 타고난 운 등이 복합적으로 이뤄져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라고 말이죠.
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여전히 취업시장에선 유용한 개념입니다.
<1만 시간의 법칙이 진짜로 의미하는 것>이라는 글을 참조해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추가됩니다.
말콤 글래드웰이 말한 1만 시간의 법칙 중 중요한 전제는 바로 ‘자기 재능에 대한 이해 없는 노력은 시간 낭비’라는 점이다. 1만시간은 어디까지나 재능의 만개를 위한 임계점일
따름이다.
- 글 본문 중에서
출처 : https://ppss.kr/archives/24533
그리고 1만 시간은 그저 상징적인 숫자일 뿐 재능을 발현시키기 위해선 1만 시간 그 이상으로 끝없는 반복과 지속이 유지되어야 함도 함께 내포되어 있습니다.
어쨌든 이 지루하기 짝이 없어 보이는 1만 시간의 법칙을 저는 어떻게 활용했을까요?
오늘은 저의 경험담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편견을 믿음으로 바꾼 ‘우직한’ 1만 시간
2017년 상반기 한 유통사의 영업 직무 1차 면접을 보던 중 아직도 기억에 남는
질문이 있습니다.
[유통사 전반에 대한 공부와 영업 직무 현업자 인터뷰까지 해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면접엔 누구보다 자신이 있었다. 그 질문이 나오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준비를 굉장히 잘 하신 것 같은데 우려되는 점이 있습니다. 이미지가 굉장히 섬세 하신 것 같은데, 저희 유통사 영업 직무를 하시다 보면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부딪히는 일도 종종
있거든요. 괜찮으시겠어요?”
다소 다부지고 남자답지 못한 제 이미지 때문에 나온 질문이었습니다. 알고 있던 제 성격이자 단점이었지만, 이를 면접장에서 받을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다른 면접관들과 달리 이 질문을 하신 면접관의 표정은 갸우뚱스러웠습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확신을 드릴까 하다 저는 대학 때 학교 주변 소상공인을 만나며 마케팅 개선 프로젝트를 했던 경험을 언급했습니다. 대신 프로젝트의 내용보단 그 때 저의 태도를
중심으로 말이죠.
“면접관님이 말씀하신대로, 28년째는 그렇게 살아온 것 같습니다. 부정하진 않지만 부드러운 이미지로 지난 대학생활 설득이 필요한 순간, ‘설득의 심리’를 이끌어 내는데 적극 활용해왔습니다. 학교 주변 소상공인 마케팅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15개 업체를 만나러 돌아다녔습니다. 자신만의 장사 철학으로 뭉쳐진 그분들의 완고함을 깨기 위해 큰 욕심을 부리지 않았습니다. 거절당할 수 있다는 것을 당연함으로 알아 2가지 만 준비했습니다.
철저한 논리와 부드러움으로 경계를 낮추는 것이었습니다.”
제 성격과 보이는 이미지를 부인하지 않았고 수용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상황에 따라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맥락을 달리 제시했습니다. 선택과 집중할 수 있다는 태도를 통해
우유부단하고 감성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 저의 부드럽고 섬세한 이미지의 확대 해석을
사전에 차단 했습니다. 그 결과 팀장 면접을 무난히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편견을 전문성으로 바꾼 ‘우직한’ 1만 시간
현대홈쇼핑 입사 면접에서도 역시나 비슷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당시 6번의 회사 경험이 있던 저는 이력서에 제 경험을 줄여서 4개의 인턴 경험만 기재했습니다.
그때 까지만 하더라도 ‘면접=전문성을 보이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역시나 줄창 업계에
대한 저만의 생각과 3명의 현직자와의 미팅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로 무장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또 다시 저를 압박하는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경험이 많으세요. 인턴경험도 많고 대외활동 경험도 많은데, 실질적으로 이렇게 짧게 해놓고 직무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배양하긴 어렵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이렇게 얕고 다양한 경험을 좋아하시는 분이면…회사생활하기 힘들진 않을까요?”
기존에 받았던 그 어떤 질문보다 가장 강력했던 한 방이었습니다. 설마 물어볼까 했던 질문이기도 했구요.
살짝 당황하긴 했지만, 저는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고 했던 경험들 중에 ‘진정성’ 과 ‘지속성’을 보여줄 수 있는 활동을 생각했습니다.
“면접관님 말씀대로 누구든 제 이력을 본다면 충분히 그런 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경험이었음에도 제가 해당 기업과 프로젝트에서 주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던 이유는 4년간 지속해온 ‘하루5분연구소’의 운영 경험 덕입니다. 학생 신분이지만 50만명이 넘는 팔로워들과 소통하고 20여개의 기업과 직접 광고 콜라보 작업을 했던 경험에서 저는 꾸준함과 반복을 통해 학생 신분으로 값진 인사이트를 갖출 수 있었습니다. 그 경험을 좋게 봐주셔서 인턴 기업에서도 준 전문가로 대우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다양한 경험을 거쳤기 때문에, 제가 무엇을 가장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 더 이상의 직장 이동은 없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J”
[페이스북 컨텐츠 연구 단체 ‘하루5분 연구소’의 경험은 내 성장의 밑거름이였다.
사진은 포트폴리오 속에서 서술한 하루5분에 대한 내용]
그렇게 저는 압박 면접을 뚫고 합격 통지서를 받았습니다. 입사 연수 캠프에서, 저를 면접 보셨던 면접관님께서 면접 당일을 떠올리시며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사실 난 너가 그리 맘에 들지 않았어. 처음엔 남자애가 뭐 저리 말을 잘하는지, 그리고 마치 자기가 다 아는 것 마냥 말하는 게 ‘참 재수없다’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말하는 와중에 이 친구가 진심이 담겨져 있고 내가 그렇게 압박 질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진정성’ 있는 답변과 수용할 줄 아는 자세를보고 ‘아 내가 뽑아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지.”
가장 기억에 남는 두 개의 면접 질문에 대해 답할 때, 저의 공통 키워드는 ‘꾸준함’이었습니다. 끈기, 지속성, 누가 뭐라해도 흔들리지 않고 우직하게 어떤 미션을 수행할 수 있는지. 그렇기에 저는 아직도 1만 시간의 법칙은 취업 시장에서 통용된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것을 꾸준히 해온 경험이 있으신가요? 혹시 아니라면, 오늘부터 어떤 것을 꾸준히 하실 계획이신가요? 계획으로만 두지 마시고 바로 실행으로 이행해보세요.
어려워 마시고 가볍게 질문하기를 남겨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