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 진출에 대한 현직자 선배님의 조언
국제기구를 목표하는 멘토,멘티님들과 공유하면 좋은 내용일 것 같아, 제가 개인블로그에 작성했던 일기를 다듬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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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3학년을 마치고 휴학 중이던 3년 전, (벌써 3년전이라니!!) 학교 연계로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국제기구인 아시아개발은행 (Asian Development Bank)서 한 학기동안 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 때 그곳에서 근무하시는 한국인 직원분들과 네트워킹 또한 할 수 있었는데, 싱가포르로 이직한 후, 주변의 여러 선배, 멘토분들께도 안부 인사를 전하다가 마닐라에 있을 당시 나를 정말 잘 챙겨주셨던 한 선배님께 오랜만에 다시 연락을 드릴 수 있었다.
(국제기구의 특성상 과장, 부장 등 경력에 따른 특정 호칭이 없기 때문에 한국인 직원분들은 서로를 선배, 후배라고 부르셨다.)
선배님은 ADB 산하 신용보증투자기구(Credit Guarantee and Investment Facility)에서 변호사이심과 동시에, 당시 내가 다니던 한인교회 청년부의 멘토로도 섬기셨기 때문에 나는 선배님 보다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더 편하다.
오랜만에 드린 연락임에도 불구하고 반갑게 내 카톡을 받아주신 선배님. 국제기구에 대한 나의 순수한 궁금증에 시원한 답변을 주셨다. 현재 근무환경의 장단점을 비롯해, 앞으로 청년들이 어떻게 커리어를 이어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까지 코칭을 해주셨다.
질문 #1 선생님은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것을 어떤 측면에서 추천하시나요?
답변 #1 음 긴 이야기인데... 난 청년 시절 부에 대한 지나친 목표로 인해 대박을 터뜨린 후 조기은퇴를 하고 싶었단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부는 적절하게 있으면 되고 중요한 것은 스스로가 좋아하는 또 보람을 느끼는 일을 오래오래 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고 균형있는 삶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 측면에서 국제기구는 좋은 대우를 받으면서 동시에 공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는 어떤 일을 하든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긴 하지만.
질문 #2 보통 국제기구는 개발도상국에 위치해 있는 것 같은데... 미국 등 선진국으로 진출하고 싶어하는 청년들에게는 도전이자 부담이 되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답변 #2 꼭 그렇지도 않단다. 오히려 업무 효율성이나 인재 고용에 유리한 선진국에 많은 국제기구가 위치해 있다. 내가 소속되어 있는 CGIF 또한 지금은 마닐라 ADB에 있지만 2-3년 내에 싱가포르와 같은 곳으로 독립해나올 가능성이 높단다.
질문 #3 국제기구는 대학원 학위가 필수적인 것 같던데 채용조건이 어떻게 되나요?
답변 #3 기본적으로 국제기구는 당장 프로젝트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 위주로 선발하기 때문에 경력이 어느정도 있는 사람을 뽑는 것 같아 보인단다. ADB 또한 직원들의 평균 나이가 40대 중후반이기도 하지. 대학원이 필수라는 것은 현재까지의 현상일 뿐, 필수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러한 기회를 잘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지. 젊은 청년들은 Young Professional 과 같은 프로그램을 도전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전문성이 있는 유니크한 분야라면, 또 그것이 ADB의 프로젝트와 잘 매치가 되며 사회가 필요로 하는 영역이라면 가능하단다.
질문 #4 저는 IT산업에 관심이 많은데요. 국제기구하면 뭔가 국제학, 정치학 관련으로만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답변 #4 IT분야는 그 자체로도 개발은행의 중요한 사업 분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Fintech와 같이 금융과 관련지어서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고 모든 국가의 숙명적인 사업이니까 말이다.
“상은아, 앞으로 너희가 살아갈 세상은 우리 세대와는 달라. 결국 상은이가 평생 즐겁게, 보람차게 일하려면 직업을 3-4가지 전환해가면서 살아가야해. 직업 하나로 평생 버틸 생각보단 직업군에 대한 비전을 갖고, 물론 연관성이 있게. 물고기 한 마리를 잡는 게 아니라 물고기를 낚는 법을 훈련하는 것에 익숙해지면 인생이 재미있어진다. 국제기구는 그 이후인 인생의 중후반에 들어오면 더 적절할 수도 있겠다.
나는 다시 네 나이로 돌아간다면 연애 좀 열심히 해보고 싶다야..ㅋㅋ “
마지막까지 레전드 교훈을 주시는 선생님과 함께한 훈훈한 시간이었다.
구글 드라이브에 아마 학교 신문연재를 위해 ADB 선배님 두 분과 커리어 인터뷰를 했던 파일이 있을텐데 이 또한 다시 한 번 정리해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