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선택의 기로에서, 내가 전하고 싶은 것들
정말 좋은 타이밍에, 지인의 소개로 용인의 어느 한 고등학교에서 진행하는 진로캠프에 다녀왔습니다. 저에게는 학생들 앞에 선다는 것이 첫 경험이었는데요. 그 동안 사회 경험을 통해 제가 배우고 느꼈던 점을 솔직하게 나누고 왔습니다.
그 때 아이들에게 전해준 메시지를 잇다를 채워주시는 멘토, 멘티님들께도 함께 나누고 싶어 에세이로 몇 자 남겨봅니다.
< 진로 선택의 기로에서, 내가 전하고 싶은 것들 >
나는 이 날 IT기업 전문가로서 IT기업은 무엇을 말하는지, IT기업에서 중요하게 보는 태도가 무엇인지 내 경험에 녹여 이야기주기로 했다. 그리고 실제 기업의 채용 공고에는 뭐가 적혀있는지 함께 보기로 했다.
나는 아직 고등학생인 아이들이 어떤 기업에 갈거다, 어떤 직업을 가질 거다, 라고 확언하기 보다는 좀 더 시각을 넓혀가는 스무살을 맞이하면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먼저 현재와 앞으로의 트렌드에 대해 짚고 넘어갔다.
"요즘엔 IT기업과 비IT기업이 따로 나뉘어져 있지 않아요. 거의 모든 회사에서 IT를 담당하는 직원을 필요로 하고 있고 IT와 관련된 서비스를 만들고 있거든요. ... 이처럼 IT기업과 비IT기업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꼭 어느 회사를 가야겠다, 어느 산업에 종사해야겠다, 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사실 아직 고등학생인 여러분들이 직장에 들어가기 전에 대학도 가야하고 군대도 가야하고, 대학원을 가는 친구들도 있을테고... 그러니 어떤 직장에 들어간다거나 직업을 갖기 까지는 최소 10년 정도가 더 들겠죠. 그리고 여러분 열 명 중 아홉 명은 지금 생각하는 꿈, 직업, 진로랑은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을 확률이 굉장히 높아요. 왜냐하면 제가 그랬거든요. 그리고 그건 잘못된 게 아니에요.
여러분은 모두 가능성이 있어요. 가고 싶은 과, 하고 싶은 일, 그 무엇을 선택하든 성공하고 행복할 자격이 있어요. 다만 얼마나 높은 목표를 설정하느냐, 그리고 그것을 이루느냐 포기하느냐는 사람마다 다른 것 같아요. 그리고 이건 능력보다는 용기와 자신감의 문제이기도 하구요.
그걸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지금부터 알려드릴게요!"
첫번째 메시지: 익숙함을 떠나라
환경, 일, 사람
"누군가는 공간, 시간, 인간 이라고 부르는 이 세 가지 요소가 깨졌을 때, 사람은 어색하고 불편하게 느껴지는데요. 익숙함을 떠나라는 것은 이 것들을 딛고 일어서라는 것을 말합니다.
제가 익숙함을 떠나서 깨달은 것이 있어요. 첫번재로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무엇을 한계라고 생각하는지 알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나는 내가 필리핀에서 인턴십을 할 때의 경험을 예시로 덧붙혔다. 익숙함을 떠날 때에, 내가 무엇을 두려워 하는지, 무엇을 한계라고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사실은 별 게 아님을 깨닫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무엇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문제 해결력을 키울 수 있다.
"... 그리고 이렇게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바로 ‘문제-해결력’ 이 길러지는데요. IT기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가 바로 이 문제 해결력이에요. 얼마나 문제를 대해 오래 붙들고 고민할 수 있느냐, 그리고 자기만의 논리로 풀 수 있느냐는 개발자나 크리에이터가 되기 원하는 학생들에게도 매우 필요한 역량이기도 해요."
"그냥 예전에 나라면 안해봤을 그런 것들에 도전해봤으면 좋겠어요. 물을 무서워한다면 수영을 배워보고, 늦잠 자는 걸 좋아한다면 딱 하루만이라도 새벽에 일어나보는것. 내가 제일 어려워서 패스했을 과목인데 조금만 더 붙들고 있어보는거. 조금만 더 자기 자신을 믿고 도전해봤으면 좋겠어요.다만 법을 지키고 의리를 지키고 본분을 지키며. 학교라는, 또는 가족이라는 익숙함을 떠나 새로운 것들에 도전해보는 여름방학을 보내셨음 좋겠어요."
두번째 메시지: 내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는 무엇인가
두번째 시간에는 좀 더 심층적으로 어떤 IT직무를 가져야할 지 + 실제 카카오, 네이버, 구글 등 기업 채용 사이트에 공고를 읽어 보며 진로에 대한 생각을 넓혀가기로 했다. 나는 학생들이 가진 각자의 취미와 관심사가 함께 쓰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 그것을 IT로 풀어내는 것을 융복합이라고 정의했다.
"아마 여러분에게는 지금 당장 직업을 정하는 것보다는 대학에 들어간다? 어느 과에 갈 것인가? 대학 외에 다른 공부, 다른 경험을 쌓기로 결정했다면 어디로 가야할 것인가? 에 대한 고민이 클 것 같아요. 그리고 이를 결정할 때에 힌트가 될 수 있는 질문을 하나 주자면 내가 해결하고 싶은 우리 사회의 문제가 무엇인가를 고민해보는 겁니다.... 그리고 그걸 IT랑 접목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셨으면 좋겠어요.누군가에게는 메신저 앱일 수 있고, 인공지능, 로봇, 클라우드, 가상화폐, AR,VR, 3D프린팅, 보안 시큐리티일 수 있어요."
학생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IT기업은 개발자나 이공계열 학생만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나는 그래서 IT기업내에도 정말 다양한 직무가 있으며 나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무궁 무진하다는 걸 얘기해주었다.
또한 컴퓨터공학 전공을 하지 않더라도 요즘에는 IT관련 스킬을 쌓을 수 있는 방법이 정말 다양하다는 것, 대학교에서 1학년 기본 과목으로 제공하는 경우도 있고, 그외에도 관련해서 지원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다는 것을 일러주었다.
핵심은 뭘 하든 그 과정이 여러분에게 즐거움을 주었으면 좋겠어요.
내가 그날 전했던 메시지는 대충 이러하다.
나 또한 아직 사회 경험이 부족하고 직무 전문성은 제로에 가깝기에 세부적인 조언은 할 수 없었지만 사회초년생의 마음으로, 10년 전 고등학생 나를 만난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지 생각해보았고, 이것이 그 결론의 일부이다. (전부는 아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나 또한 배워야 할 점이 많다는 것을 상기할 수 있었다. 악기 전공자들은 어린 아이들에게 레슨을 하면서 동시에 자기도 교수에게 레슨을 받는다. 내가 배운만큼 알려주면 되고, 또 알려주기 위해 열심히 배우면 된다. 아는 것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겸손하게 사람과 사회에 베풀고 기여하는 마음을 지닌 사람이 진짜 선생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런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지며, 다른 사람에게 나눠줄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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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1 고등학교 진로교육 - 내가 전하고 싶었던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