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걸음 앞으로, 우직하게!
때로는 사람에 치여 때로는 일에 치여
좋아하는 걸 하는 데도 힘겨울 때가 있습니다.
나이를 먹으면 인간관계와 일 그리고 삶이 수월해지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더랍니다.
마치 두더지 게임을 하는 것처럼 하나의 미션을 깨면 다음 미션이 기다리는 기분이랄까요? 😨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과 함께 하반기 채용이 시작됐습니다.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 수없이 떨어질 겁니다.
그 과정에서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힘들 거예요.
'나만 이렇게 안되나?'
'난 정말 여기까지 일까?'
'대체 언제까지 얼마나 해야 될까?'
자기소개서, 경력기술서, 포트폴리오, 인성 면접, 직무 면접, 임원 면접 등
딱 1번의 '취업의 문을' 뚫기 위해 수없는 밤을 지샜습니다.
할 수 있는 노력도 해볼 만큼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존심이고 자신감이고 자존감이고 뭐고(!) 진즉 바닥에 떨어진지 오래인데
내가 알고 있던 바닥이 끝이 아니라, 더 떨어질 바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무서웠습니다.
해 뜨기 전에 가장 어둡다고 하는데 '나의 해는 영영 뜨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은 상황과
심정을 받아 들여야 하는 때가 오기도 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하는 것.
한치 앞이 보이지 않고 나는 점점 메말라 가는데, 별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계속 해나가는 것 그리고 빨리 끝내는 것.
당장 원하는 곳을 갈 수 없다면 돌아서 갈 수 있는 대안을 찾는 것.
10년의 세월을 돌고 돌아 여기까지 왔습니다.
해가 뜨지 않은 것 같던 그때는 모든 게 절망적이었는데, 지금은 그 기억이 흐릿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있거든요.
하루하루 간신히 버티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전히 마케팅이,
그리고 '나의 일'이 좋습니다.
그때가 없었더라면 지금처럼 힘든 순간이 몰아쳤을 때 견디는 나만의 방법도,
힘든 상황을 뚫고 나가는 단단한 마음도 갖지 못했을 테니까요.
이제는 압니다.
세상에는 결코 공짜가 없다는 걸. 인고의 세월을 견뎌야 얻고 싶은 걸 얻는 다는 걸.
딱 1번만 통과하면 됩니다. 쉬고 싶으면 쉬고 울고 싶으면 울고 도망가고 싶으면 도망가세요.
일주일이든 한달이든 좋습니다. 대신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오세요.
그리고 마음을 다잡고,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세요. 느려도 좋습니다.
분명한 건 원든 원하지 않든 언젠가는 끝이 납니다.
저는 10년이 넘어 비로소 시작선에 섰습니다. 그래서 지나온 시간들보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됩니다.
지나고 보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제 말을 믿어보세요.
'김이나의 작사법'이라는 책에 나오는 아래 문장을 공유하며, 글을 마칩니다✍
"나는 간절함과 현실 인식은 비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꿈이 간절할수록 오래 버텨야 하는데, 현실에 발붙이지 않은 무모함은 금방 지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간절하게 한쪽 눈을 뜨고 걷다보면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 그 기회를 알아보는 것도, 잡는 것도 평소의 간절함과 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모든 직업은 현실이다. 그러니 부디 순간 불타고 마는 간절함에 속지 말기를, 그리고 제발, 현실을 버리고 꿈만 꾸는 몽상가가 되지 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