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아야 하는 이유
제가 잘 하고 있는지 확신이 없어요.
무기력하고 자괴감이 듭니다.
물경력이 될 것 같아 불안해요.
꿈이 없어서 우울합니다.
나이가 많아 걱정이에요.
항상 실패해서 두렵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남과 비교하게 되고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멘티님들로부터 받은 질문의 제목은 대다수가
마케터가 되는 방법, 이직 고민, 업무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읽어보면 멘티님들이 정말로 원하시는 부분은
방법론적인 얘기가 아닌 자신에 대한 공감, 위로, 인정, 사랑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봐야 하는 이유, 방법,
그 후의 방향에 대해 말씀드려보고자 합니다.
1. 자물쇠에는 딱 맞는 열쇠가 있지만, 당신은 자물쇠가 아닙니다.
많은 분 들이 '방법'에만 취업의 초점을 맞추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공했다고 생각되는 사람의 방법을 따라하면 본인도 '성공'을 할 수 있을거라고 말입니다.
유명한 대기업에 입사한다고, 돈을 많이 번다고, 원하는 직업을 가졌다고 해서
무조건 개인의 행복이 채워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채워진다해도 임시적인 만족일 뿐, 점차 익숙해지고 무뎌지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가족, 연애, 결혼, 친구, 동료, 취미, 사회, 일, 돈 등 새로운 변수와 마주해야 합니다.
'성공했다고 생각되는 사람의 방법' 만을 따라하는 것은 맞지 않는 틀에
자신을 욱여넣는 것 밖에 되지 않습니다.
맞지 않는 틀에 긁힌 마음은 상처가 나고,
찌그러지고 잘린 부분은 원래 모양대로 돌려놓기 어렵습니다.
커져가는 상처와 함께 생각했던 성공과 현실의 괴리가 커질수록,
삶의 빛은 점점 어두워집니다.
내가 어쩌다가 이렇게 됐지? 내 삶은 이미 실패했어. 후회된다. 돌이키기에는 늦었겠지?
심지어 때때로 후회는 계속 거슬러올라가 소중했던 추억까지 망가뜨리기도 합니다.
힘들게 취업한 20대의 퇴사율이 갈 수록 높아지는 이유도, 이런 흐름과 같이 따라오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2. 부정적인 생각은 마음의 문을 스스로 닫게 만든다.
사회와 나는 이해타산적인 관계이며,
나는 지금까지 자신의 미래를 위해 희생하고 살아왔기 때문에
외부적인 무언가에 내 감정, 마음, 시간, 열정을 함부로 쏟고 싶지 않고
나에게 득이 되는 것들로만 내 삶을 채워 나가고 싶다.
제가 20대 초반에 가졌던 마음입니다.
막상 저렇게 지내보니, 나에게 득이 되는게 어떤 건지는 경험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없었고,
손해를 볼까 두려워 스스로 마음에 날을 세우고 타인과의 벽을 세웠습니다.
당연히 긍정적으로 다가오는 인간관계도 사람에 대한 불신으로 쳐냈고,
모든 것에 수지타산을 생각하여 스스로에게 압박과 스트레스를 줬습니다.
당연히 힘듦을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줄어들었고, 혼자 동굴에 들어가
오히려 남탓을 하며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은 없다고 더욱 더 문을 닫았습니다.
타인에게는 항상 제 감정을 숨기다보니 감정표현에 무뎌졌고, 공감 능력도 줄었고,
표면적인 해결 방법만 찾으며 지냈습니다.
사실은, 저를 이해해 줄 누군가를 마음속으로 그렇게 기다렸는데 말입니다.
3. 자신을 마주하는 것은 인정하는 것부터.
스스로 이런 모습에 대해 깨닫게 된 계기는, 사랑을 하면서부터였습니다.
애인에게는 항상 좋은 모습, 멋있는 모습만 보여줘야 된다는 생각에
힘든 것은 얘기 안하고, 티를 안내는 '척' 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거리감이 생기게 됐고,
이 거리감은 상대방과의 진솔한 관계를 유지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연락을 해도 할 말이 없었고, 상대방의 삶에 대해서도 귀로는 듣지만 마음으로 생각할 수 없게 됐습니다.
정말 다행히도, 상대는 이런 제 모습에 대해 이해하고 정확히 짚어줄 수 있을 만큼
마음이 깊은 사람이었던 덕분에 제 약한 모습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고해성사를 하듯,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가감없이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었습니다.
잘 정리가 안되던 마음을 말로 할 수 있게 되자,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신의 약한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드러낸다는 것이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하고,
대단하고 중요한 일인지 깨닫게 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4. 그래서 스스로를 마주한다는 것은.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법을 잘 모르겠는 이유는,
자신에 대한 평가는 많이 해왔지만
평가 없이 스스로를 본 적은 많이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때, 그 사람에게는 한없이 져주고
어떤 모습이든 이해해주고, 점수를 매겨 평가하는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 봐주는 그런 모습.
이런 것 들이 상대방에게 있어 본연의 자신을 나타나게 해주고,
있는 그대로 마주보게 해줘서 가장 편하면서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받는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자신에 대해서는 어땠을까요.
최소한 저는 자신에게 아직도 그렇게 잘 봐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제가 아직 다른 멘토님들에 비해 오래 살지 않았고(?), 회사 생활도 짧지만
이런 모습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이 나타나는 증상인 것 같습니다.
그만큼 사는게 어렵고 힘들다는 얘기이지 않을까 싶네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보시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불안감, 걱정, 무기력, 갈증.
이런 마음은 근본적인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이직을 하든 공부를 하든 무엇을 하든 남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 근본적인 해결책이 '자신에 대한 성찰과 사랑' 이라고 생각합니다.
불안감, 걱정, 무기력, 근심, 슬픔 등
누구나 느끼고, 가져도 되는 감정입니다.
이런 마음이 든다고 나쁘거나 인생이 무너지거나 하지 않습니다.
멘티님께서는 이런 생각과 감정이 들면 어떻게든 해결 방법만 찾으려고 안절부절 하시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해결 방법을 찾는 게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 전에 자신에게 스스로 괜찮다, 조금씩 해나가자 하면서
멘티님 자신에게 여유를 주시는건 어떨까 싶습니다.
자신에 대해 이렇게 치열하게 고민하고, 걱정하시는 것 부터
이미 멘티님은 자신에 대해 관심이 많고 스스로를 위해 행동하실 줄 아시는 것이지만,
가끔이나마 자신에게 당근을 주는 방법도 있다는걸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멘토가 되신 한 멘티님께 드렸던 답변 중 일부입니다.
미래에 대한 고민, 걱정 등은 사실은 자신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것이고,
확신이 부족한 이유는 자신의 기준이 아닌 외부의 기준에 초점을 맞춰
자신을 끝없이 사회의 틀에 욱여넣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외부에 기준을 두고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한다면,
무엇을 해도 외부의 더 좋아보이는 무엇인가에 비교하고 따라하기만 합니다.
그러다 뒤를 돌아보면, 내가 좋아서 스스로 한 것은 없게 됩니다.
항상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힘들거나 외로울 때,
사회의 틀에 맞춰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자신을 인정하고 안아 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모든 분 들의 삶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