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운명? 노력?
사주에 관운이 있습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몇 년에 한 번은 사주를 봅니다. 사주카페를 가서 상담하면 관운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직업도 관련된 곳에서 종사할 확률이 크다고 합니다. 목화토금수, 오행에서는 금이 많은 사주라고 합니다.
인터넷에서 무료사주를 보기도 합니다. 사주를 완전히 믿고 기대하거나 조심할 순 없습니다. 사주는 과거에 대한 내용들은 맞는 것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미래에 대해 들은 이야기들이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어느 정도는 맞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았습니다.
관상이든 사주든 확률이 높다는 정도로 생각합니다. 통계적으로 이런 특징을 가진 사람들은 이런 결과가 나타나더라 하는 정도로 받아들입니다. 막상 어디에라도 기대고 싶은 때에는 좋은 말만 믿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운은 확률 게임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빈도수를 올리면 그만큼 목표에 도달할 확률이 올라가겠지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그 또한 맞는 말이라 생각합니다. 실력을 갖추고 증명하면 당연히 성공에 가까워집니다. 운이든 실력이든 모두 필요합니다. 하지만 무작정 열심히만 한다고 되지는 않았습니다. 운의 영역과 실력의 영역을 구분하고 그에 맞게 노력할 때 성과가 나온 경험이 많았습니다.
운과 실력 중에 제가 지방공기업을 첫 직장으로 다닐 수 있었던 요소는 무엇이었을까요. 둘 다 작용했겠지만 저는 운이 더 컸다고 판단합니다. 제가 거주하는 지역에 새로 생기는 기관이었고, 채용 공고문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채용 단계별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운과 실력의 차원에서 생각하면 효율적입니다. 채용공고문을 찾는 단계는 운의 영역입니다. 확률을 높여야 하죠. 최대한 많은 곳을 찾아보고 지원했을 때 합격을 가늠할 수 있는 곳들을 찾아야 합니다.
무작정 채용공고를 많이 찾아보자는 것은 아닙니다. 확률을 높인다는 것이 운의 영역에서 중요한 방향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내가 지원할만한 채용공고문이 선별되고 거의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채널을 활용해야 합니다. 제가 찾아본 경로는 네이버 카페입니다.
<공준모 - 공기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임>, <공취사 - 공기업&공무원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임>, <공취모 - 공기업 취업준비생 모임> 등 카페들이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자소서, 면접, 이야기방 등을 들어갔습니다. 합격수기나 참고할 내용들을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채용공고 카테고리별로 중앙공기업, 지방공기업, 기타기관 등 공고문을 확인했습니다. 하루에 몇 번씩 확인할 필요도 없습니다. 하루 한 번, 어제까지 확인한 공고 이후의 목록들을 보고 지원할만한 곳을 찾았습니다.
사람인이나 잡플래닛 등 채용 관련 사이트도 괜찮습니다. 제 경우에는 네이버카페가 더 많은 채용정보를 거의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채널이었습니다. A 채널에는 공고가 올라오고 B 채널에는 올라오지 않는 경우도 있기에 여러 채널을 확인할 필요는 있습니다.
입사지원서를 작성하는 단계에서는 실력이 더 큰 변수입니다.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들과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해야 합니다. 결론을 먼저 말하는 두괄식, 간결하게 작성해서 읽는 사람을 배려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몇글자 이상을 써야 한다거나 하는 조건에 따라 작성합니다.
입사지원서는 후에 면접관이 보고 관련 질문을 던지는 자료가 됩니다. 따라서 면접까지 고려해서 꾸며낸 말을 쓰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니 누군가 대신 만들어주는 자기소개서는 위험합니다. 그리고 지원했던 곳에 불합격하면 전에 사용한 지원서를 그대로 복사해서도 안됩니다.
기관마다 요구하는 내용이 다를 수 있습니다. 본인의 실력을 키워 자기소개서를 쓰는 연습이 안되어 있으면 계속 남의 손에 의지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많이 찾아보고, 많이 써봐야 합니다. 기본적인 내용을 정리해두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표현을 바꾸거나 내용을 추가해야 합니다.
세번째 단계인 시험은 말씀드리지 않아도 실력의 영역이 더 중요합니다. 마침 내가 준비한 내용이 그대로 시험에 나오는 운을 기대하는 우를 범하는 분은 없겠지요. 지금은 NCS라는 정형화된 틀이 있어 공부할 여건이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논술, 상식, 영어, 한국사, 전공시험, 그리고 지금의 NCS와 비슷한 시험 등을 모두 치뤄봤습니다. 우리가 가져야 할 관점은, '내가 어려우면 남들도 어렵다'입니다. 특히 NCS 시험은 지문이 길어지고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로 발전했습니다. 시간이 부족한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빠르게 풀고, 핵심을 짚어 생각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학원을 다니면 도움은 되겠으나 독학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저는 홀로 공부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시간이 최고의 자원입니다. 주어진 10의 자원에서 시험준비에 올인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필기시험 등 공부는 5를 할애합니다. 과목별 학원 일정을 다 소화할 필요도 없습니다. 기관마다 요구하는 영역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수리영역, 문제해결능력, 조직이해능력, 의사소통능력 등 문제풀이 자체에 집중하는 것은 강의를 듣는것보다 남는게 많습니다.
문제가 어렵다면 답안지와 해설을 먼저 보고 한 권을 이해한 후 다른 문제집을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어떻게 빨리 풀고, 유형별로 접근하는 방식을 체득하는 것이 목표여야 합니다.
시험과목에 행정학, 경제학, 경영학 중 골라서 봐야 하는 전공시험이 있는 곳들이 있습니다. 저는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습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때는 행정학을 공부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경우 경영학을 선택했습니다.
NCS의 조직이해능력 문제 중에는 경영학 개론 정도면 쉽게 푸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전공서적이나 개론서도 아니고, 인터넷 검색창에 "쉬운 경영학 책" 정도로 찾아보셔도 괜찮습니다. 재미있게 사례를 들어 용어를 설명해주는 정도도 괜찮습니다.
10이라는 자원의 나머지 5는 어디에 집중할까요. 2는 채용공고 분석에 사용해야 합니다. 공고문 자체를 통해 어떤 직무를 맡아 어떤 대우를 받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정규직인지 계약직인지, 근무지역이나 자격 요건은 무엇인지 확인하고 판단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3은 기업분석이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채용공고가 나온 모든 기관을 볼 필요도 없습니다. 관련 내용은 따로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이미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는 기관에 입사하고자 경쟁하는 길이 아닌 제3의 길을 추천합니다. 새로 생겨나는, 채용규모도 더 크고, 채용공고도 올라오지 않은 기관을 찾아내고 남들보다 훨씬 일찍 준비하는 방법을 말씀드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지방공기업에 입사한 시점에는 아무 지식이 없었습니다. 닥치는 대로 채용공고에 따라 지원하고 또 지원하던 중에 합격한 것입니다. 더 좋은 직장으로 이직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긴 시간을 들여 준비하면서 깨달은 내용들입니다.
채용의 마지막 단계는 면접입니다. 면접은 실력과 운이 6:4 비율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장점과 강점을 잘 표현하기 위한 준비가 되어 실력을 갖추는 것은 당연합니다. 면접관의 질문에 잘 대답하는 기술적인 측면도 중요합니다. 100대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최종면접까지 갔다가 저사람 아니면 내가 합격하는 순간이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면접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룰 생각입니다.
면접에 운이 따라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면접관이 어떤 사람인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아무리 외우고 준비해도 면접관의 호감을 사지 못하면 어렵습니다. 내 목소리와 자세, 태도와 경험, 답변 내용을 잘 준비하더라도 판단은 면접관이 합니다. 면접 전날 몸이 아플 수도 있고, 변수는 너무나 많습니다.
합격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채용공고를 놓치지 않기 위해 운의 영역에서 확률을 높여야 합니다. 많이 찾아보고 지원하십시오. 서류전형과 시험을 통과하기 위한 실력의 영역에서 노력하십시오. 면접의 최종단계를 위한 노력도 준비해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준비한 면접은 면접관의 호감을 얻기 위한 것임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면접의 승패를 좌우하는 운은 마음가짐과 관점에서 옵니다. 면접까지 가보는 빈도를 높이기 위해 앞단계를 잘 준비하셔야 합니다. 자세한 말씀을 드리기 전에 먼저 마음가짐과 관점이 무엇이냐, 면접관도 그날 주어진 '업무'를 하러 온 사람이라는 사실입니다. 길을 가다 마주치는 중년의 아저씨나 아주머니라고 생각하시면 긴장을 덜 수 있습니다.